1단계|생활습관 개선 “살을 빼고 옆으로 누워 자라”
습관성 코골이의 60~80%는 비만 때문이다. 고대안산병원 신철 교수팀이 우리나라의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4164명을 조사한 결과 남성은 목 둘레 39.3㎝, 배 둘레 92.2㎝, 여성은 목 둘레 35.2㎝, 배 둘레 93.4㎝가 넘으면 코를 심하게 고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이 찌면 연구개가 비대해지고, 탄력도 떨어져 힘없이 늘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비만 때문에 목구멍이 좁아지면 공기의 흐름이 더 빨라지는데, 이것이 목젖 등 연구개 부위를 더 떨리게 만들어 코골이를 심하게 한다. 따라서 코를 많이 고는 사람은 먼저 살부터 빼야 한다.
옆으로 누워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똑바로 누워 자면 목젖 등 연구개와 혀뿌리가 뒤로 젖혀져 잘 떨리고, 상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기 쉽다. 흡연은 구강 점막 등을 건조하게 해 상기도 주변 조직의 탄력을 떨어뜨려 코골이를 유발한다.
담배를 끊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근육 등 조직의 긴장도를 떨어뜨리는 안정제나 수면제도 삼가야 한다. 코골이 때문에 잠을 개운하게 못 잔다는 이유로 이런 약을 복용하면 코골이가 더 심해진다.
2단계|비수술적 치료 “‘씨팹(CPAP)’을 활용하라”
‘지속적 기도 양압 호흡기(CPAP)’는 잠자는 동안 콧구멍으로 약한 공기를 불어넣어 코부터 목까지의 숨구멍을 계속 열어주는 장비다. 공군 조종사 마스크처럼 생긴 장비를 착용하면 코로 약한 바람이 조금씩 들어오는 느낌이 든다.
공기 압력이 너무 세면 숨쉬기가 어려우므로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적절한 압력으로 조절해야 하며, 2~3개월마다 한번씩 다시 조절해야 한다. 시중에 압력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전자식 자동 CPAP이 나와있지만 호흡을 민감하게 조절하는 기술이 떨어져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CPAP의 치료효과는 80~90%로 높고, 잘만 활용하면 수술 없이도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어 수면 전문의들이 선호한다. 우리나라에서 CPAP은 150만~200만원, 자동 CPAP은 250만~350만원 선으로, 건강보험 적용이 안돼 비싼 편이다.
미국 유럽 등은 보험적용이 돼 저렴하며, 일본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CPAP 사용을 권장, 월 3만5000원 가량 부담하면 임대해서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아래턱을 앞으로 당기는, 마우스피스처럼 생긴 구강 내 장치도 경우에 따라 도움이 된다.
3단계|수술 치료 “수술 성공률은 40~60%”
주 5일 이상 코를 고는 ‘습관성 코골이’ 환자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우리나라 남성의 18%, 여성의 12%가 이에 해당한다. 5일 이상 코를 골지 않아도 수면 중 호흡량이 깨어있을 때의 50% 이하로 떨어지는 수면저호흡증도 수술 대상에 포함된다.
코골이 수술에는 ▲연구개를 접어서 꿰매는 수술 ▲혀뿌리에 고주파를 쬐어 쪼그라들게 해 부피를 감소시키는 수술 ▲혀를 앞으로 빼내는 수술 ▲휘어진 코뼈를 바로잡는 수술 등이 있다. 수술 성공률은 보통 40~60%로 그다지 높지 않다.
연구개에 플라스틱을 박아 탄력을 높여주는 임플란트 수술은 성공률이 60% 이상이지만 이 수술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전체 코골이 환자의 5% 정도에 불과하다. 한동안 국내에서 유행했던 레이저로 연구개를 태우는 수술은 성공률이 24%에 불과해 작년 미국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교과서에서 삭제됐다.
코골이 수술을 받으려는 사람은 수술 후 약 1주간은 죽을 먹어야 하며, 약 2주 정도 통증이 지속되며, 약 1개월 간은 말하기가 불편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또 수술 뒤에는 목소리에 미세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일주일에 5일 이상 코를 고는 습관성 코골이는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미국의‘당뇨관리(Diabetes Care)’최신호(2007년 5월)에 따르면 습관성 코골이 환자의 염증 지수는 코를 골지 않는 사람의 2배 정도 된다.
코골이 진동이 상기도에 미세한 손상을 일으켜 염증 세포를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염증세포는 피를 통해 온몸을 돌아다니다 혈관, 근육 등 모든 조직에 쌓인다.
염증세포가 많이 쌓이면 기침과 가래가 심해지며, 식도염, 위염 등 각종 염증이 잘 생기는 체질로 변한다. 혈관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 고혈압,당뇨, 심장질환, 뇌졸중 등도 생길 수 있다.
/ 심재훈 헬스조선 기자 jhsim@chosun.com
/ 도움말: 신철 고대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장, 김효열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김성완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홍일희 서울수면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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