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인플루엔자 A(H1N1·신종 플루)가 대유행(pandemic) 단계에 돌입하면, 세계 인류의 3분의 1(약 20억명)이 감염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또 이번 신종 플루는 돼지·조류·인간 바이러스의 3중(重) 복합체로, 치사율이 매우 높은 변종 바이러스를 출현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세계보건기구(WHO) 후쿠다 게이지 사무차장은 7일 기자회견에서 "과거 전염병 확산 사례로 볼 때, 현재의 신종 플루 확산 사태가 '대유행(pandemic)' 단계로 접어들면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감염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린 피넬리 박사는 국제의학 학술지 기고문에서 "신종 플루 바이러스는 돼지·인간·조류 바이러스의 '3중 복합체'로 밝혀졌다"면서 "이 같은 바이러스 복합체는 대유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영국 런던 퀸메리 대학의 바이러스 전문가 존 옥스퍼드 박사는 "신종 플루가 인체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와 만날 경우 치사율이 높은 돌연변이 바이러스로 변종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AI 환자의 신종 플루 감염을 막는 것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잠시 확산추세가 주춤하는가 했던 신종 플루는 최근 며칠 새 북미 지역에서 인간 대 인간 감염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콜롬비아에 이어 브라질, 아르헨티나에서도 첫 감염 사례가 보고되는 등 남반구 지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인다.

WHO의 집계에 따르면, 7일 오후 8시 현재(제네바 기준) 신종 플루 감염자는 24개국에서 2371명에 달하는데, 현재까지 사망자는 멕시코 44명, 미국 2명 등 46명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계 일각에선 WHO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토대로 신종 플루의 위험성을 지나치게 강조해 과도한 공포감을 유발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파리=김홍수 특파원 hongsu@chosun.com